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부처님오신날과 백중절 – 사찰의 두 큰 등불, 자비와 감사의 의미

사찰의 한 해는 수많은 법회와 의식으로 채워집니다. 사찰마다 열리는 문화 행사 또한 많습니다.

신자의 입장에서 그 많은 행사에 매번 참여하기란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빠지지 않고

꼭 참여하게 되는 중요한 날은 단연 부처님오신날 백중절(우란분절)입니다.

 

이 두 행사는 불교의 교리와 신앙, 그리고 삶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날로,
하나는 자비(慈悲)의 빛, 다른 하나는 감사(感謝)와 회향(回向)의 마음을 상징합니다.

 

조계사 연등(날은 흐리지만 색색의 연등은 밝게 빛났습니다.)

 

1. 부처님오신날 –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자비의 등불

 

- 유래와 의미

 

부처님오신날은 음력 4월 8일로,
기원전 563년 인도 룸비니 동산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한 날을 기념합니다.
불교에서는 이날을 사월초파일(四月初八日)이라 부르며,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은

인간의 고통을 구제하고 깨달음의 길을 제시한 자비의 상징적 사건으로 봅니다.

 

전해지는 설화에 따르면, 부처님이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으며 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켜 말씀하셨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이는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라는 뜻으로, 부처님의 탄생이 인류 평등의 출발점임을 상징합니다.

 

- 주요 행사와 전통

부처님오신날의 사찰은 그야말로빛의 바다가 됩니다.
수많은 연등(燃燈)이 걸리고, 신도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연등 행렬이 도심을 밝힙니다.

대표적인 행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봉축 법요식: 부처님 탄생을 찬탄하며 법문과 예불을 올리는 공식 행사
  • 관불의식(灌佛儀式): 아기 부처님상에 향수(香水)를 부어 씻기는 의식으로,
    자신의 번뇌를 씻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를 가짐
  • 연등 달기 공양: 부처님께 등불을 올리며, 지혜와 자비의 마음을 밝히는 신행의 표현
  • 연등 행렬(연등회): 조계사·동국대·종로 일대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진으로
    불교의 평화와 화합의 정신을 상징

 

- 신앙적 의미

 

부처님오신날의 등불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그 빛은 내 마음의 무명(無明)을 밝히는 수행의 등불이며,
모든 생명이 부처의 성품을 지니고 있음을 일깨웁니다.


신도들은 가족의 이름을 적은 인등을 올리며 건강, 평안, 그리고 깨달음의 복덕을 발원합니다.

초파일 전에 미리 등을 달아 놓는 신자들도 많습니다.

사실 대웅전 부처님 가까이 등을 달고 싶은 마음에 저 또한 미리 등을 올리기도 합니다.

 

밤이 되면 수천 개의 등이 어둠을 밝혀, 마치 하늘의 별빛이 사찰을 감싸는 듯 장관이 펼쳐지지요.
신자로서 그 속을 걷다 보면, 연등의 빛이 단순히 전등불이 아닌 마음의 평화와 희망의 상징임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이날에는 전통적으로 “세 곳의 사찰에 들러야 복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 번 되새기며,
몸·말·뜻(身口意) 세 가지를 정화하라는 상징적 의미로 전해집니다.

 

결국 부처님오신날은 ‘세상의 등불을 밝히는 날’이자, 내 안의 등불을 다시 켜는 날입니다.

 


 

2. 백중절(우란분절) – 조상에게 회향하는 감사의 기도

 

- 유래와 의미

 

백중은 음력 7월 15일로, 불교에서는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 부릅니다.
이날은 조상과 인연 있는 영가를 위해 공양을 올리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날로,
‘감사와 회향’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 유래는 『우란분경』의 목련존자 설화에 있습니다.
목련은 신통력으로 어머니가 아귀도(餓鬼道)에 떨어져 고통받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구제를 청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칠월 보름에 대중에게 공양을 베풀고 그 공덕을 어머니께 회향하라.”
목련이 그대로 실천하자 어머니가 극락으로 태어났고,
이후 매년 칠월 백중날에 영가를 위로하는 불교 전통이 생겨났습니다.

 

- 주요 행사와 의식

사찰에서는 보통 백중기도를 49일간(음력 6월 초하루~7월 15일) 봉행합니다.
대표적인 행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영가천도기도(靈駕薦度祈禱): 조상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독경과 법문을 드리는 의식
  • 영가등 달기: 극락으로 향하는 빛의 인도 등을 의미하며, 자손이 조상에게 감사의 빛을 올리는 풍습
  • 공양 및 회향 법회: 신도들이 쌀, 음식, 공양물을 나누어 올리며, 그 공덕을 세상 모든 존재에게 회향

또한 이 시기에는 많은 사찰에서 자비 나눔 행사가 함께 열립니다.
무료 공양, 어르신 위문, 쌀 나눔, 복지시설 지원 등은
‘죽은 이를 위한 공양이 곧 살아 있는 이에게 베푸는 공덕’이라는 불교적 자비의 실천을 보여줍니다.

 

- 신앙적 의미

백중절은 단순히 조상을 위한 제사가 아닙니다.
감사와 회향의 날, 즉 “내가 받은 은혜를 되돌려주는 날”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회향(回向)이라 하며,
자신의 공덕을 타인에게 전해 모두가 함께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길 발원합니다.

 

또한 백중은 ‘살아 있는 나를 위한 수행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조상에게 절을 올리며 겸손과 감사의 마음을 배우고,
그 마음이 바로 자비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두 행사가 전하는 공통된 메시지

부처님오신날이 “세상의 빛을 밝히는 날”이라면,
백중절은 “그 빛을 이웃과 조상에게 되돌려주는 날”입니다.

 

하나는 자비를 배우는 축제이고, 다른 하나는 감사와 나눔의 법회입니다.

결국 이 두 날은 불교가 전하고자 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으며, 자비와 감사가 그 연결의 근원이다.”
부처님오신날의 연등과 백중절의 영가등은
모두 우리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같은 빛입니다.

 

 

 

아직 두 행사를 맞이하기에 이른 시간이지만 불교와 사찰에 대해 이야기 하며 미리 정리해보았습니다.

초파일은 신도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어 종교를 떠나 마음공부를 한다는 차원으로

친근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